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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의 구조를 설명한 이전 글에서, 운명은 고정적이지 않고 변화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시간입니다. 세상에 좋은 사주와 나쁜 사주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운의 흐름이 좋고 나쁜 때는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대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운의 뜻을 정확히 알아보고, 시점을 정확히 세워 대운 보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 대운(大運)이란?
- 대운의 작동 원리
- 대운 보는 법
- 대운 보는 법 주의사항
대운(大運)이란?
대운을 직역하면 커다란 운, 행운이라는 뜻입니다. 이 때문인지 사주에 대운이 들어온다고 하면 엄청난 행운이 깃드는 때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대운은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운의 흐름을 뜻합니다. 기간이 길고 크다는 점에서 대운이라고 할 뿐, 특별히 좋은 운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사주에서의 운(運)이란 움직일 운, 시간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운은 10년을 주기로 바뀔 뿐 항상 존재합니다. 다만 현재의 대운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기운인지, 아니면 나에게 불리한 기운인지가 다를 뿐입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운의 변화는 사주 명리학 속에 다양한 개념으로 녹아 있습니다. 10년마다 바뀌는 대운 이외에도 해마다 있는 세운, 한 달마다 있는 월운, 또 하루마다 있는 일진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사람들은 오늘의 운세, 월간 운세, 올해의 운세 등으로 찾아보며 운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대운의 작동 원리
보통 명리학에선 사주를 자동차, 대운을 도로에 비유하곤 합니다. 즉, 사주팔자는 자신이 갖고 태어나는 능력, 성향 등을 뜻하고, 대운은 제반 상황인 것입니다. 대운이 유리한 시기에는 마치 잘 뚫린 고속도로처럼 일이 잘 풀리고 새로운 일을 벌이기도 좋습니다. 반면, 좋지 않은 대운이 찾아온 시기에는 좁은 자갈밭길을 달릴 때처럼 답답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는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에도 보수적으로 몸을 사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대운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이전 글들에서 사람은 태어날 때에 사주팔자를 타고 나는 원리를 살펴봤습니다. 팔자에 위치하는 천간 혹은 지지는 음양오행의 원리를 반영합니다. 따라서 팔자를 보면, 개인에게 넘치는 혹은 부족한 오행의 기운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대운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오행의 기운을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수, 금의 기운이 많고 화, 목의 기운이 적은 사람에게 화, 목의 갑자에 해당하는 해가 오면 좋은 결과를 낳습니다. 반면, 이미 수, 금의 기운이 넘치는데 수, 금의 갑자에 해당하는 해가 오면 불편한 해를 보내게 되겠지요. 이처럼 대운은 개인의 사주에 이미 들어있는 오행의 기운을 넘치게 하기도, 채우기도 하면서 운명의 흐름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대운 보는 법
이어서 대운을 보는 법을 설명하겠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대운이라는 것은 결국 시기별로 바뀌는 운의 흐름이며, 육십갑자가 돌고도는 것과 연관있습니다. 매년 달라지는 갑자 중에서 어떤 해를 기점으로 10년마다 대운이 바뀌는지를 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육십갑자가 순행하는, 즉 '갑을병정... 자축인묘...'의 순서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있고, 이것이 역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운이 순행하는지 역행하는지는 단순히 양과 음의 기운의 차이에 의한 것일 뿐, 어느 한쪽이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개인의 대운을 구할 때에는 그 흐름이 순행인지, 역행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매우 간단하며, 성별과 연간의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합니다. 먼저, 남성과 여성의 양과 음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남성: 양 (+)
- 여성: 음 (-)
이어서 년주의 천간이 양(甲, 丙, 戊, 庚, 壬)인지 음(乙, 丁, 己, 辛, 癸)인지 확인합니다.
- 천간이 갑, 병, 무, 경, 임(甲, 丙, 戊, 庚, 壬): 양 (+)
- 천간이 을, 정, 기, 신, 계(乙, 丁, 己, 辛, 癸): 음 (-)
이 둘을 조합했을 때 +가 되는 경우 대운이 순행하고, -가 되면 대운이 역행합니다.
- 남성 (+), 천간이 갑, 병, 무, 경, 임 (+): 양과 양을 더하므로 = 순행 (+)
- 남성 (+), 천간이 을, 정, 기, 신, 계 (-): 양과 음을 더하므로 = 역행 (-)
- 여성 (-), 천간이 갑, 병, 무, 경, 임 (+): 음과 양을 더하므로 = 역행 (-)
- 여성 (-), 천간이 을, 정, 기, 신, 계 (-): 음과 음을 더하므로 = 순행 (+)
요약하면, 양남과 음녀는 순행이고, 음남과 양녀는 역행이라고 기억하면 됩니다.
두 번째로, 개인의 인생에서 최초로 대운이 들어오는 시기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는 월주를 기준으로 하며, 자신의 생일이 속한 달이 시작하거나 끝나는 때를 알면 됩니다. 예를 들어, 월주가 갑자인 경우, 대운이 순행한다면 갑과 자의 다음번 간지인 을축이 첫 번째 대운이 됩니다. 대운이 역행한다면 갑과 자의 이전 번 간지인 계해가 첫 번째 대운이 됩니다. 첫 번째 대운을 세웠다면, 이를 기점으로 10년마다 대운이 바뀐다고 보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운 계산법을 바탕으로 몇 살에 대운이 들어오는지 대운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운수가 8이라면, 8살, 18살, 28살, 38살 이런 식으로 끝자리가 8살인 해에 대운이 바뀝니다. 대운수는 태어난 날짜(양력)에 24절기를 조합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때는 24절기 중 12 절기만을 활용하며, 월의 분기가 되는 절기만 사용하고 월중의 절기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계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대운이 순행하는 경우, 태어난 날짜에서 앞으로 다가올 절기를 보면 됩니다. 해당 절기의 절입시각까지 며칠이나 남았는지 계산한 후, 이를 3으로 나눕니다. 소수점이 있는 경우 반올림합니다.
2) 대운이 역행하는 경우, 태어난 날짜에서 이미 지나간 절기를 보면 됩니다. 해당 절기의 절입시각으로부터 며칠이 흘렀는지 계산한 후, 이를 3으로 나눕니다. 마찬가지로 소수점이 있는 경우 반올림합니다.
여기에서 3으로 나누는 이유는 3일을 1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한 절기에서 다음 절기까지의 기간은 30일이며, 이를 10년(1 대운)으로 칩니다. 대운 보는 법의 과정을 다시 한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운 세우는 법]
1. 성별과 년주의 천간을 파악해 대운이 역행하는지 순행하는지 확인합니다.
2. 자신의 생일과 해당 달이 시작되거나 끝나는 절기가 언제이고 몇 시(절입시각)인지 파악합니다.
3. 년간이 양인 남자와 음인 여자의 경우, 출생 일시부터 다음 달이 시작되는 절기의 절입 시각까지 순행하여 총 며칠인지 셉니다. 년간이 음인 남자와 양인 여자의 경우, 출생 일시부터 출생월이 시작되는 절기의 절입 시각까지 역행하여 총 며칠인지 셉니다.
4. 날짜 수를 3으로 나눠서 몫을 구합니다.
과정이 약간 복잡해 보일 수 있는데요. 2000년 1월 1일 0시에 태어난 남자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년간이 음에 해당하는 기(己)이므로 생일로부터 출생월의 절기와 절입 시각까지 거슬러서 날짜를 셉니다. 자(子, 11)월의 절기는 대설이므로 해당 절기의 날짜와 절입 시각은 양력 1999년 12월 7일, 음력 1999년 10월 30일 22시 48분 33초입니다. 이를 토대로 기간을 계산하면 24일 1시간 11분 27초가 됩니다. 24를 3으로 나누면 8이므로, 나이의 끝자리가 8살이 되는 해에 대운이 바뀌게 됩니다.
이처럼 대운을 보는 법은 상당히 복잡하고,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절입시각까지 정확히 따지지 않으면 대운을 제대로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대운은 한날한시에 한꺼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대운이 바뀌는 해의 1년 전후로 서서히 들어오고 나간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결국 대운이 들어오고 나가는 경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대운 보는 법 주의사항
대운은 딱 한 가지 운만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대운 안에서도 세운이 나뉘므로 해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재물운이 불리한 대운에도 가정운 등 다른 운이 좋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좋지 않은 운을 억지로 끌어들이려 하기보다는 좋은 운에 집중하여 해당 부분에서 성취를 이루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대운이 불리한 시기라고 해서 모든 일에 실패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전반적인 대운이 하려는 일에 불리하게 작용하니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보통 대운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사업을 확장하거나 이사를 하는 등의 선택지가 생기면 보수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살면서 하는 모든 선택을 타이밍에만 의존할 수는 없으며,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데 대운이 들어온 시기라고 해서 일이 저절로 잘 풀리지는 않습니다. 운이란 스스로 노력해 기회를 만든 상황에서 노력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운을 탓하거나 이에 일방적으로 기대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대운이 들어온다고 해서 살기도 좋아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주에서 운이 좋다고 하는 것과 실제로 살기 좋은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재운이 들어와 로또 1등에 당첨됐는데 이 때문에 가족 간 불화가 생겨 가정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운을 맹신하기보다는 하나의 고려 사항으로 참고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