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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를 풀이할 때 태어난 연월일시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양력으로 봐야 하는지 음력으로 봐야 하는지 헷갈려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주를 볼 때에는 양력 생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몇몇 분들은 동양 철학에 기반을 둔 명리학에서 음력이 아닌 양력을 기준으로 삼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양력과 음력의 차이를 설명하고, 사주를 양력으로 보는 이유를 풀이하겠습니다.
목차
- 양력과 음력의 차이
- 태양태음력과 24절기
- 사주를 양력으로 보는 이유
양력과 음력의 차이
양력(陽曆)이란 태양의 운동을 기반으로 정해진 역법 체계입니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은 천구에 고정된 길을 따라 일정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 보입니다. 따라서 태양이 천구 상의 특정 지점을 지나는데 걸리는 시간을 '1년'이라고 잡으면 이 기간을 기준으로 역법 체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태양의 움직임을 재구성해 만든 달력이 태양력입니다.
한편, 음력이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기준으로 만든 역법을 뜻합니다. 달과 지구의 위치에 따라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를 기준으로 한 달을 정한 역법입니다. 일식과 월식, 바다의 조수 간만 주기 등은 달의 운행과 직결되므로 천문학 및 수산업이나 항해술에서는 음력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보통 양력 하면 그레고리력, 음력 하면 중국식 음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서양은 양력, 동양은 음력을 사용해왔다는 오해가 생겨나기도 했는데요.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곳곳에는 양력을 사용한 문명도 많고, 음력을 사용한 문명도 많습니다. 어느 한쪽만이 동양의 전통이다 아니다를 논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또한 달의 움직임을 측정해 음력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두 같은 원리나 같은 기준을 따르는 것도 아닙니다. 지역과 문명에 따라 천체를 관측하는 수단과 관련 지식, 역법 등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태양태음력과 24절기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어떤 역법을 사용했을까요? 흔히들 우리 조상들은 음력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도 구정이나 추석 등 전통 명절을 음력으로 결정하는 것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예로부터 한국에서 사용해온 음력은 중국식 태음태양력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즉, 음력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 변화의 요소를 함께 고려했습니다.
조상들이 태양태음력을 주로 활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태양은 매일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는 반면, 달은 날마다 모습(위상, 位相)이 달라지므로 날짜 변화의 측정 기준으로 삼기에 유리합니다. 따라서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는 것을 셈하기에 편리합니다.
또한 태음태양력은 24절기를 적용하므로 농사에 활용하기도 좋습니다. 24절기는 태양태음력에 따른 월 진행이 실제 계절과 오차를 보이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도입한 태양력적 요소입니다. 천구 상에서의 태양의 움직임을 24등분해 절기로 구분한 것이므로, 원리 면에서 태양력에 가깝습니다.
일찍이 농경 문화가 발달한 한반도에서는 날짜의 변화와 계절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이 때문에 태양태음력과 24절기를 역법의 기준으로 삼은 것입니다. 참고로 24절기 역시 동아시아만의 고유한 전통문화는 아닙니다. 기독교 문화가 발달하기 전 유럽에서도 부분적이지만 24절기를 사용했고, 그 흔적이 지금도 일부 남아있다고 합니다.
사주를 양력으로 보는 이유
그렇다면 사주는 왜 양력으로 봐야하는 걸까요?
사주팔자는 개인이 출생하는 시점에 개인과 우주의 상관관계를 천간과 지지로 표시한 것입니다. 즉, 사주에서 연과 월은 지구 공전에 의한 태양과 상관관계 변화를 의미합니다. 일과 시는 지구 자전에 의한 태양과 상관관계 변화를 뜻합니다. 따라서 사주의 연과 월로서 지구 공전이 주관하는 계절을 알 수 있고, 일과 시로서 자전이 주관하는 하루의 시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다른 천체가 아닌 태양이 기준이 되는 이유는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태양과 지구의 위치를 따져야 지구의 위상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합니다. 사주를 볼 때 쓰는 24절기도 태양의 위치를 가늠해 24등분한 것이므로, 양력 사용의 한 근거가 됩니다.
정리하면, 사주학은 인간과 우주의 관계 중에서도 태양을 중심에 두고 그 변화를 분석하는 학문으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사주는 음력으로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없어져야할 오류입니다.
혹시 본인의 생년월일을 음력으로만 알고 있더라도 괜찮습니다. 온라인에 음력 날짜를 양력 날짜로 바꿔주는 계산기가 많이 있으니 이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사주를 볼 때에는 양력 생일을 활용해 정확한 사주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