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앞서 오행의 생극제화 중 상생을 먼저 살펴봤습니다. 복기하면, 생은 살려주고, 받쳐주고, 도와주는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긍정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지만, 너무 지나치면 균형이 깨질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생을 억제하기 위한 방편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행의 생극제화 중 상극입니다. 한 오행이 다른 오행을 제어하고, 억제하고, 다스리는 힘을 뜻합니다.

 

오행의 상극

오행의 상생과 달리 상극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자연의 순환을 따라가는 '목화토금수' 순서의 상생과는 달리, 순서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상극의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목극토(木剋土)

나무의 뿌리가 흙을 파헤쳐서 무너트리는 것을 목극토로 비유합니다. 나무는 생명력을 의미하며, 그 자체로 생명체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나무는 물이 있어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생목하기 위해 나무는 물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행 생극제화 상극 목극토

 

이 과정에서 나무는 뿌리를 내리면서 자신의 기반인 흙을 파헤치고 영양분을 뺏습니다. 따라서 목이 토를 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계절적으로 해석하면 봄의 상승 기운이 토의 중재 기운을 흐뜨리고 사방으로 요동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토극수(土剋水)

흙은 물이 흘러가는 것을 막고 조절하며, 이를 토극수로 비유합니다. 예로부터 물의 움직임과 넘침을 제어하기 위해 흙으로 제방을 쌓은 것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또는 이를 다른 방식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은 불을 극하므로, 흙의 생을 방해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는 토가 자신의 존립에 걸림돌이 되는 수를 억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은 모든 것을 안으로 수렴시키고 한데 묶어 놓음으로써 생명력을 가둡니다. 이에 따라 흙은 물의 기운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계절적으로 해석하면, 자꾸만 아래로 내려가려는 수의 기운을 토가 빨아들이고 막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극화(水剋火)

물로 불을 끄는 과정을 생각하면 수극화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불길이 지나치게 크게 일어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물이 이를 제어해야 합니다. 화의 기운이 거대한 경우에는 수의 기운도 거대해야 이를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계절적으로 해석하면, 한여름의 비가 수목과 과실의 지나친 성장을 제어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화극금(火剋金)

불은 쇠를 달구고 녹일 수 있으므로 화는 금을 극합니다. 불에 달궈진 쇠는 형태가 변화하고, 순간적으로 부드러워지면서 쓰임을 지닌 물건으로 탄생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화는 살기 위해 목을 필요로 합니다. 금이 너무 많아 목이 부족해지면 화 기운의 존립이 위태로워집니다. 이에 따라 화는 금의 세력을 조절해 균형을 맞추어야만 합니다. 계절적으로는 서리가 내려야 할 때 계속 더운 바람이 불어 과수가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금극목(金剋木)

칼이나 도끼 등의 쇠붙이로 나무를 다듬고 자르는 것이 금극목입니다. 금이 생하기 위해서는 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토를 극하는 목이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비록 목이 생명력을 뜻하기는 하나, 이 기운만 무한정 커지게 되면 토가 무너지고 균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행 생극제화 상극 금극목

 

계절적으로 이는 과실의 성장이 멈추는 것, 봄에 갑자기 서리가 내리는 상황으로 대입해볼 수 있습니다.  

 

상생과 상극의 조화

이처럼 오행의 상극 관계 역시 상생 처럼 서로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생관계는 한 오행이 다른 오행에 순서대로 영향을 미치도록 되어 있어 순환하는 원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원의 형태로 다섯 개의 오행을 배치한 후 상극 관계를 따져보면, 원 내부에 별 모양이 그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별 모양 역시 오행 간의 관계를 돌고 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순환의 이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행설

세상 만물은 어느 하나가 부족하거나 어느 하나가 커지면 균형이 깨지기 마련입니다. 오행의 다섯 가지 요소 중에는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모두 똑같이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 것입니다. 또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돕고 견제하며 조절하는 것입니다.

 

물리학에서 나오는 질량 보존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도 이러한 관점에서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오행이 조화를 이룬 상태, 생과 극이 모두 조화를 이룬 상태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운명도 오행의 생극 원리를 잘 알고 있어야 사주를 제대로 풀이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양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두 편의 글에 걸쳐 오행 상극제화의 상생과 상극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명리학 공부의 기초가 되는 육십갑자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