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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를 보면 개인의 타고난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대 중국에서는 사주 명리학이 한의학, 한방학과 더불어 신체 건강 및 정신 건강을 치료하고 치유하는데 쓰였습니다.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개인의 체질과 기운은 인간이 타고난 사주팔자와 밀접하게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한의학이 양의학과 대비되는 제도권 의학에 편입하려 시도하며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밀어내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의 신체 역시 음과 양의 기운으로 이뤄져 있고, 그 영향을 받는 점만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명리학과 한의학의 접점, 음양론과 건강의 관계를 다루고자 합니다.
목차
- 사주와 신체의 음양오행론
- 신체 건강과 음양론
- 계절 건강과 음양론
- 음양 부조화, 실증과 허증
사주와 신체의 음양오행론
명리학에서 사주를 볼 때, 동양의학에서 인체를 볼 때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음양오행론입니다. 특히 고대 중국에서는 인간의 타고난 체질뿐만 아니라 후천적 건강, 정신 건강, 오장육부의 기능 등도 음양오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봤습니다. 요즘에도 한의원에서는 개인의 체질이나 병증을 이야기할 때 음과 양을 구별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는 결국 개인에게 부족한 기운을 파악하고 이를 보양하는 방편이라는 점에서 사주팔자를 보는 것과 유사합니다. 명리학에서 조화와 균형이 가장 이상적 상태를 뜻하듯, 동양의학에서도 성질이 차거나 덥지 않고, 성정이 즐겁거나 노엽지 않은 균형 상태를 건강한 상태로 봅니다.
신체 건강과 음양론
신체의 음과 양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개인의 체질과 신체 부위에 따른 음양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체의 상부, 표면, 오른쪽은 양이며, 하부, 내부, 왼쪽은 음입니다. 양의 기질이 강한 사람은 머리를 차갑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음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발을 따뜻하게 해야 전체 순환이 잘 되어 건강합니다. 마찬가지로 오장육부도 양의 장기와 음의 장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장(臟): 음의 장기, 생명 활동에 필요한 각종 물질을 저장, 속이 채워져 있음 (간장, 심장, 비장, 췌장, 폐장, 신장)
- 부(腑): 양의 장기, 소화 맟 배설을 주관, 속을 비워내는 공통점이 있음 (쓸개(담낭), 소장, 위, 대장, 방광)
이중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체는 음양의 치우침 없이 맞물려 순환되어야 건강하기 때문입니다. 음과 양의 조화가 깨지면 어딘가 아프고 불편한 곳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방치하면 해당 신체 기관이 약화하게 되고, 음양의 순환은 갈수록 악화합니다. 따라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파악한 후, 이를 치료하고 보충해야 합니다.
계절 건강과 음양론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요소는 몸 밖, 즉 바깥 환경의 음과 양입니다. 계절의 바뀜, 온도의 변화에 따라서도 개인의 건강 상태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겨우내 굳어있던 신체가 생리 활동을 늘리면서 생기는 양병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피로감을 느끼거나 신경 쇠약에 걸리기 쉽습니다.
여름은 몸에 열이 지나치게 많아서 생기는 양병이 대부분입니다. 가을에는 생리적 활동이 위축되며 생기는 음병이 많고 소화기 관련 질병이 잘 생깁니다. 겨울에는 몸에 열이 부족하거나 한기가 들어 생기는 감기, 천식, 신장병 등의 음병이 많습니다.
특히 양의 기운이 많은 사람은 양이 성한 여름이면 양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여름일수록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몸 안의 양기를 다스리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운동을 자제하고, 음식도 주의해서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몸 안에 음의 기운이 많은 사람은 가을 겨울에 음이 보태지면 음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체온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충분히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음양 부조화, 실증과 허증
한의학에서는 음양의 조화가 깨져 신체가 불편한 상태를 실증과 허증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실증은 평소 음양 순환에 문제가 없던 인체가 병이 들거나 외부의 기운으로 인해 음양의 조화가 깨진 것입니다. 반면, 허증은 근본적으로 음양의 순환이 부진한 체질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 역시 음과 양으로 구별해 보아야 상태를 명확히 진단하고 치료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실증과 허증의 열증과 한증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실증(實熱): 음양 순환에 문제가 없던 인체에 병이 들며 음양의 균형 깨진 상태
- 실열증: 양기가 과도하여 열이 나고 맥박이 빨라짐, 얼굴색이 붉어지고 입이 마름. 소변이 줄고 대변이 굳으며, 혀의 가장자리가 진한 붉은색이 됨.
- 실한증: 음기가 지나치면 얼굴색이 창백해짐, 소변이 맑고 길며 대변이 누렇고 무름. 혀의 색이 연하고 설태가 희고, 맥이 느려지며 몸이 차가워짐.
- 허증(虛證): 음양의 순환이 부진한 체질, 갱년기, 노화, 스트레스 등으로 체력이 저하되어 음양 순환이 부진한 체질이 될 수도 있음
- 허열증: 양기가 지나쳐서가 아니라 음기가 부족해서 생긴 열증, 일정 부위에 열이 올라 붉어지고, 심하면 심장과 폐를 달구는 상부열 발생. 수면 중에 땀을 흘리고 입이 마르며, 맥이 가늘고 빨라짐.
- 허한증: 음기가 많아서가 아니라 양기가 부족해서 생긴 한증, 손발이 차고 몹시 추워하며 정기가 없고 숨이 참. 말하기 싫어하고 누워 지내기를 좋아함. 얼굴색이 희고 혀끝이 분홍색으로 변하며 맥이 아주 약해짐.
이처럼 음과 양의 조화가 깨져 건강 문제를 겪는 경우, 면역력 개선, 체력 보강, 보약, 영양공급 등으로 체력을 보강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음양의 순환이 잘 되는 상태를 만들어야 잔병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할 수 있습니다. 음양론과 건강의 관계를 염두하고 있으면 일상생활 속에서도 본인에게 맞는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