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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은 자연의 이치와 만물의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시간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주팔자가 태어난 시간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만 봐도 시간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양에서 시기와 계절 구분의 중요한 기준 역할을 해온 24절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 24절기력이란?
  • 24절기의 유래
  • 24절기의 의미와 종류
  • 24절기와 사주명리학

 

24절기력이란?

절기력은 지구에서 태양이 보이는 궤도인 황도 360도를 24등분해 기간을 계산합니다. 태양이 황도 위를 15도씩 움직이는 것에 따라, 1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해 24절기로 정한 것입니다. 24절기는 다시 12 절기와 12 중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절기는 한 달 중 매월 4-8일 사이에 오고, 중기는 19일-23일 사이에 옵니다.

특히 태양의 황경이 0°인 날을 춘분으로 하여, 4 등분되는 지점으로 계절을 구분합니다. 90°인 날이 하지, 180°인 날이 추분, 270°인 날이 동지입니다. 춘분에서 하지 사이를 봄, 하지에서 추분 사이를 여름, 추분에서 동지 사이를 가을, 동지에서 춘분 사이를 겨울로 삼습니다.

 

24절기


달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한 음력과 태양을 중심으로 한 양력에는 1년에 약 11일의 차이가 생깁니다. 반면, 자연력인 24절기력은 계절과 기후가 일치하는 기준점을 근원으로 달력의 날을 나누어 정한 것이라 몇 년이 지나도 오차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24절기를 표시하는 표기법 중 평기법이 아닌 정기법을 채택해 약간의 차이가 매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태양의 공전 주기가 타원형 궤도를 가지고 있어 그 길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24절기에 해당하는 날짜는 매년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하루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24절기의 유래

고대 중국에서는 달의 위상 변화를 기준으로 역일(曆日)을 정했고, 여기에 태양의 위치에 따른 계절 변화를 참작해 윤달을 둔 태음태양력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계절 구분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에 24절기가 필요해졌습니다. 24절기의 유래는 중국에서 주나라 때의 책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당시 책력은 한민족의 조상뻘인 동이족의 희화자(羲和子)라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결국 24절기도 동이족에게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충렬왕 시기에 중국에서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24절기는 중국에서 유래해서인지 음력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태양의 움직임에 기반하므로 양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4절기의 의미와 종류

1. 입춘(立春): 2월 4일 또는 5일 (봄의 시작)

명리학에서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은 양력이나 음력 1월 1일이 아닌 입춘입니다. 입춘은 시간상으로는 가장 춥지만 이후부터는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하므로, 하나의 분기점이 됩니다. 춘(春)이라는 한자는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 땅속에서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모양새입니다. 땅속의 생기와 활력이 곧 용솟음쳐 나올 것임을 뜻합니다.

 

2. 우수(雨水): 2월 18일 또는 19일 (봄비가 내리면 씨앗이 싹틈)

눈과 얼음이 녹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는 시기입니다. 인(寅) 월의 중기를 말합니다. 이때부터 천지에 있는 음양의 기운이 만물을 소생시키고 길러주는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합니다. 예로부터 우수에는 날씨가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새싹이 난다고 했습니다.

 

3. 경칩(驚蟄): 3월 5일 또는 6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남)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뜻의 경칩은 계칩(啓蟄)이라고도 합니다. 계(啓)는 열린다는 뜻이며, 칩(蟄)은 벌레기 움츠리는 모습을 뜻합니다. 즉,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슬슬 지상으로 기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임을 의미합니다. 날씨가 따뜻해져 초목이 돋아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4. 춘분(春分): 3월 20일 또는 21일 (밤낮의 길이가 같음)

춘분은 봄의 한가운데로, 봄이 앞뒤 둘로 나누어지는 분기점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춘분이 지나고 나면 낮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입춘부터 춘분까지를 태양의 궤도상 봄이라 한다면 춘분부터는 기온 상의 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 음과 양의 기운이 균형을 이루는 날로 보기도 합니다.

 

5. 청명(淸明): 4월 4일 또는 5일 (봄 농사 준비)

청명은 하늘과 땅이 산뜻하게 맑고 밝은 때로, 만물에 생기가 왕성해지는 시기입니다. 이때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기 때문에 청명이라고 부르며, 봄의 마지막 달이라는 뜻에서 계춘(季春)이라고도 합니다. 초목의 싹이 모두 눈을 틔우고 겨우내 칩거했던 동물이 밖으로 나오며, 무지개가 나타나는 때입니다.

 

6. 곡우(穀雨): 4월 20일 또는 21일 (농사 비가 내림)

곡우 무렵은 볕이 따뜻해지고 모든 곡식을 자라게 하는 이슬과 비가 자주 내린다는 시기입니다. 이때가 되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그며,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르는 시기여서 깊은 산속으로 곡우 물을 먹으러 가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24절기 여름

 

7. 입하(立夏): 5월 5일 또는 6일 (여름의 시작)

여름이 시작됨에 따라 만물이 무성하게 성장하는 때입니다. 태양 위치 상의 여름이기는 하나 기온 상으로는 봄과 같아서 가장 살기 좋은 계절입니다. 과거에는 입하 일에 동풍이 불면 대풍이 들고 나라가 편안하지만, 남풍이 불면 가물거나 흉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8. 소만(小滿): 5월 21일 또는 22일 (만물이 생장하여 가득 참)

소만은 양의 기운이 왕성하여 초목이 높고 크게 자라는 시기입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들며, 농사력에서는 모내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감정이 격하거나 피로가 누적되어 심장과 소장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여 기혈이 허약해지기 쉽다고 보았습니다.

 

9. 망종(芒種): 6월 5일 또는 6일 (씨 뿌리기 시작)

망(芒)이란 보리나 밀 등의 까끄라기를 말하고, 종(種)이라 볏모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즉, 망종은 보리는 다 익어서 먹게 되고 벼는 자라서 모를 심는 시기를 뜻합니다. 농촌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며, 일주일 후부터는 장마철로 접어들게 됩니다.

 

10. 하지(夏至): 6월 21일 또는 22일 (낮이 가장 긴 날)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때입니다. 양의 기운이 극도로 강해지는 때이므로, 조상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기호와 욕망을 최대한 절제했다고 합니다. 특히 하지 날에는 경솔하게 돌아다니지 않고 화를 내는 것도 금지했으며, 음식은 물론 남녀 간의 동침도 삼갔습니다.

 

11. 소서(小暑): 7월 7일 또는 8일 (더위의 시작)

소서는 여름의 끝 달이라 계하(季夏)라고도 부릅니다. 본래는 하지를 기점으로 습기가 없어지기 시작하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시기가 장마철로,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부지방을 가로질러 장기간 머무르기 때문에 습도가 높고 많은 비가 내리는 편입니다.

 

12. 대서(大暑): 7월 22일 또는 23일 (더위가 가장 심함)

음의 기운이 점점 자라고 양의 기운은 줄어드는 시기이며,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 생기고 가끔은 큰비가 내리는 때입니다. 한국에서는 중복(中伏)으로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해지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13. 입추(立秋): 8월 7일 또는 8일 (가을의 시작)

태양 상의 가을로 기온상으로는 가장 무더운 여름이나, 이날을 기점으로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지기 시작합니다. 농촌에서는 참깨와 옥수수를 수확하고, 일찍 거두어들인 밭 김장용 배추와 무를 심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14. 처서(處暑): 8월 23일 또는 24일 (더위가 물러 남)

입추 무렵까지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꺾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천지가 금의 기운을 띠며 쓸쓸해지기 시작하고, 벼를 비롯한 곡식이 익기 시작합니다. 숙살(肅殺)의 기운이 돌기 때문에 옛날 조정에서는 이때에 벌을 주고 죽이는 일을 시행했다고 합니다.

 

15. 백로(白露): 9월 7일 또는 8일 (이슬이 내리기 시작)

하얀 이슬이 생기는 시기라는 뜻이며, 가을의 중간이라는 뜻으로 중추(仲秋)라고도 합니다. 가을에 접어드는 시기로 일조량이 많아서 곡식이 여물기 좋은 날씨가 계속됩니다. 제철식품으로 포도가 있어서 포도 순절(葡萄旬節)이라고도 부릅니다.

 

16. 추분(秋分): 9월 23일 또는 24일 (밤낮의 길이가 같음)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로, 이 날을 기점으로 일조시간은 줄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음의 기운이 강해지면서 쌀쌀한 기운이 들고 양의 기운이 점점 약해져 물이 마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은 이때부터 흙으로 입구를 막기 시작하며 동면을 준비합니다.

 

17. 한로(寒露): 10월 8일 또는 9일 (찬이슬이 내리기 시작)

찬 이슬이 내리는 한로는 가을의 끝이라는 뜻으로 계추(季秋)라고도 합니다. 농촌에서는 곡식을 수확하고 본격적으로 단풍이 드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 여름 철새와 겨울 철새도 교체됩니다.

 

18. 상강(霜降): 10월 23일 또는 24일 (서리가 내리기 시작)

가을의 수렴(收斂)하는 기운이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입니다. 바람이 강해짐에 따라 식물의 색이 변화하고 벌레들이 땅속으로 들어가는 때입니다. 사람들도 폐를 잘 다스리고 체온을 유지하며 건강관리에 힘써야 하는 때입니다.

 

24절기 겨울

 

19. 입동(立冬): 11월 7일 또는 8일 (겨울 시작)

입동의 동(冬) 자는 수확물을 매단 모양을 본 딴 글자입니다. 태양의 위치상의 겨울에 진입한다고 보지만, 기온은 아직 가을에 머물러 있는 때입니다. 겨울을 준비하며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는 시기입니다.

 

20. 소설(小雪): 11월 22일 또는 23일 (얼음이 얼기 시작)

양의 기운은 사라지고 음의 기운이 강해지며, 땅은 점차 얼어 가는 시기입니다. 과거에는 농사일을 마무리하고 김장을 담그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21. 대설(大雪): 12월 7일 또는 8일 (눈이 많이 오기 시작)

대설은 겨울의 중간이라는 뜻으로 중동(仲冬)이라고도 부릅니다. 큰 눈이 내리는 시기로 초목이 지하에서 잠자고 냉혈동물도 겨울잠에 들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22. 동지(冬至): 12월 21일 또는 22일 (밤이 가장 긴 날)

한해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음의 기운이 극도로 성한 시기이지만 반대로 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동지를 기점으로 일조량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며, 만물의 내부에서 생명의 힘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23. 소한(小寒): 1월 5일 또는 6일 (겨울 중 가장 추운 때)

이름은 작은 추위로는 뜻이지만, 한국에서는 가장 추운 시기입니다. 농부들은 1년 농사일정을 준비하고 농기구를 정비하고, 곡식의 종자를 고르며 봄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24. 대한(大寒): 1월 20일 또는 21일 (겨울의 큰 추위)

이름 상으로는 가장 추운 때라는 뜻이지만, 한국에서는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가 1월 15일경이므로 실제로는 아닙니다. 조상들은 대한의 마지막 날을 겨울을 매듭짓는 날로 보고, 계절적 연말일(年末日)로 여겼습니다.

 

 

24절기와 사주 명리학

고대인들이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기록하고 예측한 것은 농경문화의 발전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 농경 문화권에서 계절의 흐름을 읽는 일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었습니다. 한편, 24절기는 사주 명리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주팔자를 뽑을 때 쓰는 만세력이 24절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역학이라는 것은 자연의 변화하는 이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계절학이기도 합니다.

 

또한 개인의 사주는 24절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똑같이 3월에 태어나도 그 해 절기에 따라 진(辰) 월이 될 수도 있고 묘(卯)월이나 사(巳) 월이 되기도 합니다. 즉 경칩이 지나고 청명 전에 태어났으면 묘(卯)월이 되고, 청명이 지나고 입하 전에 태어났으면 진(辰)월이 되며, 입하가 지나고 망종 전에 태어났으면 사(巳)월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사주팔자를 따지기 전, 이러한 내용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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